[권영헌의 고자질]
기사와 소설사이에서 “제대로 알고 쓴 건가?”

동아일보, “복지=정치” 보도 행태...충실한 보도로 언론계의 맏형 역할 해야

권영헌 기자 | 입력 : 2016/01/07 [19:32]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여당 인사가 성남시의 무상복지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가 지난 6일 여러 편의 기사를 게재하며 무상복지정책을 시행하는 성남시와 이재명 시장을 비난 했으나 상당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6일, 동아일보가 ‘시급한 복지는 외면, 票몰이 복지 판친다.’, 李시장 “약속한 공약 지킨 것” vs 方차관 “절차 무시한 法위반”, “공짜 교복-산후조리? 선거 앞둔 무분별 지원 믿음 안가” 등의 기사를 보도한 것과 관련해 성남시가 홈페이지에 해명자료를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단순히 동아일보가 성남시 무상복지정책에 대한 비판기사를 보도하고 성남시가 이에 대한 해명을 했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동아일보의 보도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아일보의 보도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전국적인 신문사가 사실에 근거해서 보도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곳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가 있는가 하면, 앞가 뒤가 다른 형용모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동아일보의 편향된 보도는 1월 6일자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 오늘’에서도 ‘(1월 6일자) 동아일보 보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아함을 자아낸다. 우선 보도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다.’라고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지 않더라도 몇 가지 내용만 살펴봐도 동아일보의 보도가 얼마나 억지스러운지 알 수 있다.

    

동아일보는 ‘올해 처음 시행하는 3대 무상복지 외에도 성남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시하지 않는 복지사업이 10여 건에 이른다.’며 ‘전체적으로는 대략 600억 원 규모다.’라고 성남시의 복지사업 규모에 대해서 밝혔다.

    

여기서부터 오류가 발생하는데, 동아일보가 말한 복지사업 중에 ‘창의인재 개발이란 명목으로 학생들의 수영이나 독서토론 등을 지원하는 데 200억 원’을 들었는데, 이 성남형교육사업은 복지사업이 아니라 교육사업이다.

    

이는 성남시 복지사업의 규모를 600억이라고 늘려 독자들로 하여금 성남시의 복지지출 규모가 과도하게 많다는 느낌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들게 하는데,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우선 재정자립도 부분을 비판한 내용을 보면, ‘실제로 올해 공공근로 사업과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등 저소득층 자활을 돕는 사업이 줄줄이 축소됐다.’며 ‘(중략)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공공근로 사업비는 지난해 약 54억 원에서 올해 30억 원으로,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비는 18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남시는 “공공근로사업과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의 예산을 축소하여 3대 무상복지를 추진한다는 기사는 잘못”이라며 “2016년도 서민생활 생계안정 대책 일자리사업예산을 2억2천9백만원(1.3%) 증액된 172억원을 편성 추진하고, 공공근로사업과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 외에도 신규 사업인 성남형일자리사업(16억)과 넥스트희망일자리사업(1억5천)을 추진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은(111억) 더욱 확대하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성남시의 장수수당 폐지’에 대해서도 동아일보는 ‘노인들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대하고 야당 성향이 강한 청년층과 젋은 부모들을 배려하는 성남시의 무상복지가 이른바 표심만 노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확대되면서 유사중복사업이 됐고 유사중복사업을 유지하면 국고보조금이 삭감될 수 있다.” 밝히고 “장수수당 폐지로 절감된 예산은 노인일자리사업 및 치매예방사업으로 확대 편성된다.”고 노인복지정책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공근로 사업과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등 저소득층 자활을 돕는 사업이 줄줄이 축소됐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성남시는 “서민생활 생계안정 대책 일자리사업예산을 증액하고 성남형일자리사업과 넥스트희망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은 더욱 확대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많은 내용이 성남시의 주장과 다르지만, 결정적으로 동아일보는 성남시의 반론을 듣지 않았다. 해당 보도에 대해 성남시 사업담당자나 관계자들에게 확인만 했더라도 해당 기사와 같이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복지는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이면 당연히 받아야 함에도 동아일보는 성남시의 무상복지정책을 복지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확대 측면에서 보지 않고, ‘표 되는 복지 OK, 표 안 되는 복지는 NO?’라며 정치적인 쇼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관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7일 성남시 산후조리지원사업 첫 번째 수혜자에게 지원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성남시장이기 때문에 성남시민들의 복지를 증진 시킬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시민 여러분들도 본인들 낸 세금을 돌려받을 권리, 즉 복지권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1920년에 창간된 동아일보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비판해 무기정간과 강제 폐간을 당하고, 군부독재 시절 강제 통폐합을 당하는 등 민족 정론지의 길을 걸어 온 대한민국 언론계의 맏형격인 언론사다.

    

수많은 독자를 거느린 거대 언론사인 만큼 비판만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를 밝혀줄 수 있는 생산적인 취재와 보도로 좀 더 발전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몫을 담당해줄길 기대해본다.

 

한편, 성남시 관계자는 동아일보의 보도에 대해 "동아일보 기사에 대한 오류를 바로 잡는 관련자료를 성남시 홈페이지에 올리긴 했지만, 그 외 다른 대응은 자제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광고
메인사진
‘편스토랑’ 김호중, 기상 직후 자신 모습에 깜짝! “이럴 줄 몰랐는데…”
이전
1/9
다음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