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단]버려진 것들을 돌아보는 마음씨, ‘업사이클링’으로 꽃피다

사회적경제청년 서포터즈, 나누리 창작공방 협동조합 탐방기

손채원,김리현,양다은 | 입력 : 2017/09/13 [01:48]

공방에 들어서자 눈 둘 곳 없을 만큼 아기자기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청바지로 만든 가방, 의자, 컵홀더에서부터 낡은 벽지를 이용한 돈봉투까지. 이것들은 전부 나누리 창작공방 협동조합(이하 나누리 공방)’의 윤미경 대표의 손을 거쳐 완성된 제품들이다.

 

공방에 진열된 모든 제품들이 하나 같이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다 보니, 이것들이 과연 버려진 물건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헌책으로 만든 시계였는데, 모르긴 해도 업사이클링의 범위에는 한계가 없는 듯 보였다.

 

단순히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디어와 미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윤미경 대표가 말하는 업사이클링의 매력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 판교 운중로277번지에 위치한 나누리 창작공방의 입구다. 입구에서 나누리 공방의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볼수 있다.     ©김리현,손채원 양다은(서포터즈)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현재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처음에는 동네에서 작은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했어요. 주로 아이스 팩을 이용해서 방석을 만들거나 보자기를 재활용한 장바구니 만들기 같은 일을 했죠. 그러다가 2014년에 성남시 사회적경제 창업 공모전에 서류를 내서 2천만 원을 지원받아서 공간을 알아보고 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 큰 돈을 투자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 도배도 하고, 간판도 만들었어요.

일상 생활의 모든 재활용품이 업사이클링 될 수 있어요. 저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도전하는 중이에요. 책으로도 시도해보고 나무판자로도 해보고요. 핸드메이드라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공방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나 다른 센터에도 자주 방문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새로운 물결 업사이클링 문화'를 퍼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최근 나누리 창작공방에서 추진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문화 퍼트리기 프로젝트이다.   © 김리현,손채원,양다은(서포터즈)

 

Q: 해외의 업사이클링 활동은 국내와 비교해 어떤가요?

A: 해외 업사이클링의 대표주자는 스위스의 프라이탁 형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니엘 프라이탁과 마커스 프라이탁이 1993년 설립한 프라이탁은 가방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사이클링 기업입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날씨가 변덕스러운 스위스에서 갑자기 비가 와도 방수가 되고, 실용적인 원단을 찾던 중 집 근처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의 방수 덮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요. 스위스 사람들은 환경을 살리는 가치에 동의하기 때문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4명 중 한 명은 이 가방을 가지고 있을 정도죠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그런 의식은 부족하지만 업사이클링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점점 발전할 거라 생각해요.

 

▲ 스웨덴의 업사이클링 기업'프라이탁'     © 김리현(서포터즈)

 

 

 

 

 

 

 

 

 

 

Q: 수익금 일부를 미혼모 시설에 기부한다고 들었습니다.

 

A: 저도 아이 엄만데요. 아이를 키운다는 게 참 힘들고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아요. 그런데 어린 엄마들이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격려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된 거죠. 한 해에 18백여 명의 아이들이 버려진대요. 그중에 8백 명은 해외로 입양을 가고요.

 

무엇보다 미혼모들이 아이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그리 많지 않고, 거주 기간도 짧아요. 그래서 애를 키우다가도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입양을 보내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입양을 보내지 않고 키우겠다는 그 마음이 너무 예쁘다는 거죠. 일단 아이에게는 엄마가 제일 소중한 존재잖아요.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식이 안 좋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그 들의 복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공방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A: 저희가 20152월에 법인으로 만들었는데요. 법인 만들고, 사업자 등록하고, 공장 가서 물건 떼오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했어요. 그러다 일년 쯤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버는 돈보다 들어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었죠. 제대로 작업할 만한 공간도 없었고요. 그때 같이하는 사람들도 힘들어서 많이들 나가려고 했어요. 1년만 더 하자, 2년만 더 하고 그만두자 하다가 벌써 3년이나 됐네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할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더 열심히 해서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미혼모 시설에 필요한 것도 해주고,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을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고요. 나만 잘 사는 것보다 함께 잘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의 목표는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입니다. 일시적인 기부보다는 하나의 일자리가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개인이란 외딴 섬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상부상조의 의미가 유달리 반갑게 느껴진다. 나누리 창작공방에는 윤미경 대표를 비롯해 재능과 돈을 기부하거나, 봉사로써 이웃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내면에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라는 윤 대표의 말이 유독 따스하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 나누리 창작공방에서 직접 필통을 만들어 업사이클링 문화를 체험 해 보았다.     ©김리현,손채원,양다은(서포터즈)

 

버려진 것을 돌아보는 마음씨가 업사이클링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는지. 만드는 행위를 좋아하는 사람들,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환경을 보호하고 싶은 사람들, 누군가를 돕고 싶은 사람들에게 업사이클링이라는 매력적인 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손채원,김리현,양다은 (성남시 사회적경제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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