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람과 환경 사이의 ‘착한 기업’을 만나다

기업다운 기업을 꿈꾸는 (주) 한길 BSD 나병득 대표 인터뷰

배소연,권혁성,박영식 | 입력 : 2017/09/07 [08:38]

 

직원들의 급여도 조금씩 늘려나가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이고,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좋은 기업을 경영해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환경과 관련된 사업을 지금보다 더 많이 기획하고 싶습니다.”

지난 19()한길BSD 나병득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기업 혁신에 대한 포부를 당당하게 드러냈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기업과 경영철학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자.

 

한길 BSD의 모태가 된 한길 봉사단 이야기

()한길 BSD는 소독 방역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인 동시에, 주주 중 성남시민 구성비율이 83퍼센트를 차지하는 시민 주주기업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주식회사로 성장하기까지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었다.

"원래는 동네 맛집을 찾아다니는 모임에서 출발했죠. (웃음) 그러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봉사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힌 나 대표는 한길봉사단의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찹쌀떡 장사에 도전했다고 하면서, ”장사가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일정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한길봉사단의 주 활동은 독거노인 분들을 위한 미용봉사나 추억의 사진 촬영을 비롯해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도배와 장판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 등이었다. 매월 1회씩 적게는 한 가정, 많게는 세 가정까지 봉사를 다니면서 지역사회에 훈훈한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부딪히는 문제들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벽은 바로, 재정적인 부분과 봉사단 모집이었다.

더 많은 것들을 해 드리고 싶은데, 과거에는 사회적기업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운영금 지원도 부족했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컸어요. 또 요즘엔 사회가 너무 각박해지다 보니, 봉사자 모집 자체가 어렵더라고요.”

나 대표는 이를 계기로 재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후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만들자고 결심, 한길봉사단의 영어 약자를 딴 한길 BSD를 설립하게 된다.

 

많은 수입보다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파

그런데 나 대표는 어째서 일반기업이 아닌,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한 것일까? 더군다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2011년에 시작했으니, 자리를 잡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을 법하다.

저도 사회적 기업에 대해 일부분만 알고 전체적으로 완전히 이해하고 있진 않았어요. 영리적 기업으로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처음 이 일을 시작한 목적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인정받는 기업이 되자는 생각으로 한 것 이여서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하자고 결정했어요.”

물론 회사 설립 초창기엔 어려움도 많았고, 2013년엔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게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2014~2015년에 모래 소독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성실하게 전문적인 실력을 쌓아갔고, 점차 지역사회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사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원래 사회적 기업은 공공기관에 의지해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공공기관에 의지하는 것 보다 좀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라고 밝힌 나 대표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내자라는 그의 경영철학처럼 끈기 있는 경영뿐만 아니라 자립적인 기업을 만들려는 일념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기업이 바로 섭니다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다면 반대로, 보람 있는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한길 BSD의 대표로서 어떤 순간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지 물었더니 그는 고민할 것 없이 즉답했다. “당연할 테지만, 직원들의 급여를 밀리지 않고 여느 정상적인 회사처럼 줄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점점 하나의 기업으로써 면모를 갖추어 가는 것 같다고 할까요?”

직원들 월급 주는 거야 대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중에 하나겠지만, 나 대표의 직원 사랑은 조금 남다르다.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은 기본이고, 직원들이 에어컨 청소하느라 힘들다며 올해 8월 초엔 에어컨 청소용 로봇까지 구입했다고. “가격이 많이 비쌌지만 직원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구입했어요. 원래는 직원들이 에어컨을 일일이 다 해체해서 청소해야 됐거든요." 나 대표는 직원들이 더욱 힘내서 일할 수 있도록 올 겨울에는 휴가를 많이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럼, 일은 언제 하나 싶겠지만 한길 BSD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 나병득 대표가 성남시 사회적경제 서포터즈에게 에어컨 클리닝에 쓰이는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배소연,권혁성,박영식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안전한 사회를 목표로

▲ (주)한길BSD 나병득 대표가 모래놀이터 소독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소연,권혁성,박영식

 “현재 기획 중인 사업은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입니다. 현재 놀이터의 바닥은 대부분 탄성 표면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더운 여름철에는 표면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성이 높아요. 유해물질도 배출되고요. 이를 모래나 잔디로 대체한다면 아이들에게 훨씬 좋은 놀이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테지만,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 사업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나 대표는 놀이터 사업을 지자체와 정부에 건의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업으로 600여 명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줄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더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할 수 있고요. 이는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출산 장려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요.”

나 대표의 기대 섞인 표정에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 한길 BSD의 미래가 엿보이는 듯하다. 이는 83퍼센트의 시민 주주의 미래이기도 하다. () 한길 BSD가 앞으로도 지역경제를 살리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를 기대하며 주목해본다.

 

배소연,권혁성,박영식 (성남시 사회적경제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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