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테니스 매력에 푹 빠져 산다는 30대 직장인 A씨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테니스를 취미로 즐기고 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라켓을 힘을 주어 잡은 탓인지 손가락에 통증 생겼고 언젠가부터 손가락을 쥐었다 펼 때 뚝뚝 거리면서 안에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났다. 곧 괜찮아질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A씨, 급기야 손가락 마디가 펴지지 않아 깜짝 놀라 병원에 갔더니 방아쇠수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 손가락을 접었다 펼 때 손 내부에서 힘줄이 사용되고 힘줄이 움직일 때마다 왔다 갔다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것을 활차라고 한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굽히는 데 사용되는 힘줄과 활차의 크기가 잘 맞지 않아서 마찰이 생기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 때문에 ‘방아쇠수지’라고 불린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이 발생하는 원인은 반복적으로 손가락을 사용하면서 힘줄이 자극받아 발생한다. 오랫동안 긴장 상태로 손가락을 구부린 채로 일하거나 장시간 손을 사용하는 직업(요리사, 수공예, 운전사, 미용사 등)에서 호발하며 최근에는 골프, 테니스 열풍이 불면서 채를 쥐고 하는 운동을 할 때 손에 힘을 많이 주어도 방아쇠수지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바로 안 펴지는 증상, ‘딸칵’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걸리는 느낌, 아픈 손가락의 손바닥 쪽에 혹처럼 만져지기도 하고 누르면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손가락을 굽혔다가 펼 때 펴지지 않아 다른 손으로 펴야만 움직임이 가능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면 힘줄이 굵어지거나 힘줄이 지나가는 통로(활차)가 좁아질 수 있다. 휴식하면 관이 스스로 늘어나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기도 하지만 조기에 잘 치료되지 않으면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마찰로 인해 힘줄이 더 심하게 손상되어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의 치료는 급성기에는 부어오른 힘줄이나 활차를 가라앉히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물리치료, 온열치료를 하며 과도한 손가락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고 건초염이나 힘줄, 인대 손상에 효과적인 프롤로 주사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개선하며 빠른 회복을 돕는다.
염증이 심해서 통증이 심하다면 국소마취제와 함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하면 염증을 즉각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부작용과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재발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입으로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재발을 한 경우, 손가락 잠김 현상으로 굽혀지거나 펴지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은 손바닥에 1cm 정도를 절개하고 힘줄이 지나가는 통로를 열어주는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하면 힘줄이 지나갈 때 마찰 없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고 수술 후 2~3일 정도가 지나면 가벼운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방아쇠수지증후군은 과도한 손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게 특정한 원인을 발견할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도 많다. 손은 하루에도 수십 또는 수백 번 매일 사용하는 신체 기관으로 통증이 있으면 일상이 불편해진다. 방아쇠수지 증후군은 매우 흔하고 치료가 비교적 간단하므로 증상이 있다면 치료를 미루지 않고 조기에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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